신세계 그룹이 국내 대기업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성인용품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는 만물 잡화점 '삐에로쑈핑'과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11개 지점에서 성인용품숍 '센스토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문을 연 '삐에로쑈핑'에 센스토이 매장을 처음 입점시켰다. 이후 삐에로쑈핑 신규 오픈 점포는 물론 일렉트로마트 일부 점포에도 입점을 이어가며 센스토이 매장은 1년여 만에 11개로 늘어났다. 지난 20일 대구백화점에 오픈한 삐에로쑈핑 대구점에도 어김없이 센스토이 매장이 들어섰다.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로 고객들에게 '보물찾기' 같은 재미를 주는 삐에로쑈핑은 유독 센스토이 매장으로 가는 길은 친절히 표시해놓았다. 센스토이는 삐에로쑈핑 내에서도 핫플레이스로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삐에로쑈핑에 이어 일렉트로마트에도 성인용품 매장이 들어섰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며 "향후 이마트로도 매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 센스토이 일렉트로마트 판교점 매장 입구 모습 [센스토이 인스타그램] 과거 어두운 뒷골목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국내 성인용품 매장은 양지화하며 성장하는 추세다. 2017년 1월 서울 이태원에 첫 매장을 오픈한 성인용품점 '레드컨테이너'는 현재 직영점 9개, 가맹점 8개 등 1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받아 화제가 된 '블랭크코퍼레이션'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성인용품숍 엔십구(N.19)를 운영하고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60개국에 진출한 성인용품 1위 브랜드 '텐가'는 2016년 한국 법인을 설립해 국내에 진출했다. 텐가는 올해 하반기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마츠모토 코이치 텐가 대표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성인용품 시장은 약 2조1000억 원 규모로 한국의 라면 시장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한국도 일본 시장의 절반까지는 따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한 성인용품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 오픈마켓 G마켓에서는 올해 상반기 성인용품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성인용품 유통에 대한 규제도 완화하는 추세다. 대법원은 2009년과 2014년 각각 여성용 성인용품과 남성용 성인용품을 음란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수입 통관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올해 6월에는 성인 여성의 신체와 비슷하게 만든 '리얼돌'의 음란성을 인정하기 쉽지 않아, 수입 보류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우리나라 법률은 성기구 전반에 관해 일반적인 법적 규율을 하고 있지 않고, 성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사용을 본래 목적으로 한 성기구의 수입 자체를 금지할 법적 근거는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국가에서 '사람의 형상과 흡사한 성기구'의 수입, 생산, 판매를 금지하는 법령이나 제도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텐가의 주요 제품들을 들어 보이고 있는 마츠모토 코이치 텐가 대표(가운데) [텐가코리아 제공] 신세계 그룹은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에서 지난해 7월 오픈 초기 성인용품을 유료용품으로 비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 고급 호텔 중 성인용품을 서비스에 포함시킨 것은 레스케이프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케이프는 성인용품에 관한 부정적인 언론 기사가 나온 이후 판매를 중단했다. 삐에로쑈핑과 레스케이프는 신세계 그룹 이마트가 지난해 론칭한 신사업이자,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세계 그룹의 성인용품 사업에 대한 관심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신세계 그룹은 성인용품 사업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현재는 성인용품을 비치하고 있지 않다"며 "여론을 의식했다고 보기는 힘들고, 호텔에 비치하는 유료용품은 수시로 변경된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성인용품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특별한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일렉트로마트에 입점한 센스토이 매장은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것이고, 올해는 추가 오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성인용품 시장이 양지화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여전한 상황이다. 텐가도 국내 진출 2년 만인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여러 대형 호텔들이 에둘러 텐가 측에 장소 대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른 유통 대기업들은 성인용품 시장 진입 의사가 없는 가운데, 신세계 그룹의 선도적인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마트의 라이벌로 꼽히는 롯데쇼핑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시장성을 봤을 때 카테고리 킬러로 특화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고 본다"며 "성인용품 사업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성인용품 시장이 확대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은 그 규모가 미미한 상황"이라며 "신세계와 같은 대기업이 나서서 시장을 흔들어주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출처 : https://www.upinews.kr/news/newsview.php?ncode=106560231511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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